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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 News Room

"갓 쓰고, 쪽 지고..." N

No.1962180

개교 65주년 기념 ‘전통 성년식’ 재현

외국인학생 10명, 도포․당의 입고 한국 전통 체험

[2012-5-15]

 


 “좋은 해 좋은 날에 관을 세 번 모두 씌웠으니 형제가 함께 살면서 그 덕을 이루고, 오래 살아 무궁한 수명을 누리면서 하늘의 큰 복을 받으리라(以歲之正 以月之令 咸加爾服 兄弟俱在 以成厥德 黃耈無疆 受天之慶)”

 

 14일 오후 6시, 영남대 경산캠퍼스 민속원 내 구계서원. ‘관혼상제’의 첫 번째 관문인 '관례'(冠禮)가 한창 재현 중인 가운데 큰손님(賓)으로 초청된 이효수 총장이 올해 20세가 된 남학생들의 앞날을 축하하는 글을 낭독했다. 이어 치포건, 유건에 이어 세 번째 관(冠)인 갓을 씌우고 갓끈을 메어줌으로써 성인이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영남대(총장 이효수)가 제40회 ‘성년의 날’을 맞아 '전통 성년식' 체험행사를 개최했다. ‘성년의 날’은 5월 셋째 주 월요일로 지정된 법정기념일로, 20세가 된 젊은이에게 성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자연스럽게 일깨워주고 사춘기를 벗어난 청소년의 신체적·정신적 성숙을 축하하는 날이다.

 

 개교 65주년 축하의 의미를 더한 이날의 전통 성년식은 영남대 한문교육학과와 도산우리예절연구원의 공동 진행으로 외국인 유학생 10명 등 20여명의 남녀 재학생들이 각각 도포와 당의를 입고 ‘관례’(冠禮)와 ‘계례’(笄禮)에 임했다.

 

 관례는 20세가 된 남자에게 세 번의 관을 씌워주며 기족과 친족사회, 나아가 국가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는 의식으로, 머리를 올려 상투를 틀고 3번의 관을 씌우고 옷을 갈아입히는 분리의례와 술로써 예를 완성하며 성인이 되었음을 하늘에 고하는 초례, 성인이 돼 조상이 내려준 몸과 이름을 잘 지키라는 의미에서 이름 대신 부를 ‘자’(字)를 내려주는 명자례 의식으로 구성된다. 계례는 땋은 머리를 풀고 쪽을 지어 비녀를 꽂아줌으로써 비로소 성인 여자가 되었음을 인정하는 의식이다.  
 

 20세가 된 영남대 남학생을 대표해 관자(冠者)로 참석한 전진성(20, 한문교육 2년)씨는 “어른들 앞에서 치러진 다소 엄숙한 절차와 분위기 덕분에 성인이 되었다는 책임감을 더 크게 느꼈다”면서 “제게 관을 씌워주시고 ‘성진’이라는 자(字)까지 지어주신 어른들께 부끄럽지 않은 성인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가을 영남대로 유학 와 한국어연수인 프랑스 청년 야신(Chaib Yacine, 23, 사진)도 이날 경험에 대해 “한국의 전통문화가 얼마나 심오한 뜻과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얼마나 매력적인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는 소감과 함께 “20세는 이미 넘었지만, 이렇게 뜻 깊은 성년식을 치르고 나니 새삼 큰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앞으로 존경받는 어른이 되도록 매순간 오늘의 마음가짐을 기억하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봄비가 촉촉이 내리는 가운데 약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전통 성년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며 축하한 이효수 총장은 "단순한 통과의례의 차원을 넘어 경로효친의 정신과 성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책임감을 일깨우는 가르침의 의식인 전통 성년식을 우리가 지키고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올해 성년을 맞은 우리 학생들이 나를 존중하고, 우리를 사랑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대한민국의 동량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