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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 News Room

영남대역, ‘계곡’의 힘찬 기운 흘러넘치다! N

No.1962118

김호득 교수作, 국내 1호 도자벽화 ‘계곡’

지하철 2호선 ‘영남대역’ 지하 1층 중앙홀 장식

활달한 계곡의 기운, 새로운 삶의 활력과 시간의 의미 되새겨

[2012-9-17]

 

김호득 교수는 '계곡"을 통해 물이 부족한 경산지역에 물의 기운을 보충하고

자연과 함께 하는 조화로운 삶의 생명력을 전달하고자 했다.  


 2012년 9월 19일, 대구지하철 2호선 경산 연장구간이 개통한다. 대구의 서쪽 끝과 경산이 1시간 이내의 동일생활권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리고 시원하게 뚫린 철길처럼 지하철 2호선 ‘영남대역’에는 청량한 계곡의 힘찬 물줄기가 거대한 바위 사이를 거침없이 흘러내리고 있다.

 

 가장 현대화된 한국화, 한국화의 새로운 길을 모색한 작가로 평가받는 김호득 영남대 교수(62, 미술학부)가 지하철 2호선 영남대역 지하 1층 중앙홀에 가로 7.3m, 세로 2.7m의 대형 도자벽화 ‘계곡’(溪谷)을 걸었다. ‘계곡’은 구체적 형상보다 활달하게 흐르는 물의 기운을 직관적으로 포착, 영원히 그 흐름을 지속하게 만드는 기운을 표현하고 있다. 폭포 그림으로 유명한 김 교수는 이번에는 화선지 대신 총 112개의 수제도자타일 위에 힘찬 손놀림으로 붓을 그었다. 먹이 튀면서 표현된 물방울들은 실제로 계곡을 흘러내리는 힘찬 물줄기와 바위가 부딪히는 듯한 강렬하고 다이내믹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감상평은 ‘웅장함’과 ‘청량함’ 그 자체. 어찌 보면 무척 단순하다. 단순히 먹과 여백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극도의 단순함으로 압축된 형상은 동양의 정신은 물론 서양의 미니멀리즘마저 떠올리게 한다. 한국화지만 모노톤의 추상화를 마주한 듯하다.

 

 심혈을 기울여 1년 만에 대작을 완성한 김호득 교수는 “경산은 지리적으로 북쪽에 팔공산을 두고 상당히 넓은 평야지대를 이루고 있지만, 물길이 약해 논농사보다 과실수 위주의 밭농사가 주를 이루는 곳이다. 그래서 부족한 물의 기운을 보충하는 의미를 담아 영남대역에 ‘계곡’을 그렸다”면서 “‘겸재 정선’이 진경산수를 통해 우리의 산수를 이루는 요소들을 조화롭게 화면에 구성해냄으로써 실경을 넘어선 사람 살기 좋은 이상적 복지(福地)로서의 인문학적 산수화를 창안했듯이 이번 작품은 경산에 위치한 산과 들, 물의 기운이 조화를 이뤄 이곳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상생하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고 창작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가로 44cm, 세로 33cm 크기의 도자타일 112장을 연결해 그 위에 작가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세 번이나 구워낸 ‘국내 유일의 도자벽화’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한 번 그은 붓질의 감각적 완성도가 중요한 만큼 도판제작은 중노동에 가깝고, 1200도를 넘는 도자타일 소성과정에서의 예측 불가능한 도판 변형까지 고려해야하는 고도의 정교함과 극도의 긴장감이 요구되는 작업의 결과물인 것이다. 그런 만큼 현재까지 국내 공공미술장식품으로 쓰인 도자벽화들은 공장에서 일률 제작된 타일에 전사기법으로 그림을 입힌 것이나, 수제도판을 사용했더라도 각각의 도판이 문양처럼 연결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공공미술의 영역에서도 새로운 기록을 쓴 김호득 교수는 “영남대역을 이용하는 경산지역 12개 대학의 학생들과 지역민에게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의 중요성을 깨우치고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청량제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올해로 화력 44년의 김호득 교수는 서울대 회화과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으며 1991년부터 영남대 미술학부에서 후학양성 및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1993년 ‘제4회 김수근문화상’, 1995년 ‘제2회 토탈미술상 수상’, 2004년 ‘이중섭미술상’, 2008년 ‘금복문화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