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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학사에서 잊힌 일제강점기 자료 찾았다!” N

No.1962096
  • 작성자 통합관리자
  • 등록일 : 2012.11.11 00:00
  • 조회수 : 10563

영남대 한국근대사상연구단 「일제강점기 신문‧잡지 수록 한국철학자료총서」발간

총 13권, 3년여 연구 끝에 낳은 최종 결과물

일제강점기 한국철학연구 기초토대 마련, 온라인 공개서비스 예정

[2012-11-12]

 

영남대 한국근대사상사연구단은 일제강점기 20년(1920~40)간 신문, 잡지, 기타 출판물에 실린

한국철학 관련자료들을 발굴해 현대적 표현으로 총정리한 <한국철학자료총서>를 펴냈다.  

(왼쪽부터 이태우 연구원, 최재목 단장, 이상린 연구원)

  

 "일제강점기는 한국의 정치사 연구뿐만 아니라 철학사 연구에 있어서도 단절된 시기였습니다. 당시의 철학 및 사상에 대한 기록이 제대로 남아있지 않고, 학계도 일제강점기를 암흑기로 보고 외면한 때문이죠. 그러나 오히려 당시의 철학적 고민들은 훨씬 더 치열했고, 현실적이었습니다.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조선학’ 운동처럼 그들은 단순히 철학만 논한 것이 아니라 역사, 문화, 정치, 경제, 심지어 사회운동까지 아우르는 통섭의 인문학자였습니다. 그런 만큼 이번 연구결과가 한국철학사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나아가 오늘날과 같은 ‘철학의 빈곤시대’를 치유하는 데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일제강점기를 전후해 단절됐던 한국철학사의 공백을 메우고 맥을 잇는 기초를 놓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다는 최재목 교수(영남대 철학과). 그가 이끄는 영남대 한국근대사상연구단이 최근 「일제강점기 신문ㆍ잡지수록 한국철학자료총서」(최재목ㆍ이태우ㆍ이상린 편저, 문예미학사)를 펴냈다. 한국연구재단 기초학문자료센터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공개서비스 할 수 있는 DB구축도 완료다.

 

 이는 지난 3년 여 간의 노력과 집념의 결실이다. 2006년부터 2년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 하에 ‘대중매체와 사적 글쓰기’를 중심으로 한 “일제강점기 한국철학의 재발견” 과제를 수행한 연구단은 그 성과를 토대로 다시 한 번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연말부터 “DB구축사업”을 수행했다. 그 결과 해방 이후 반세기가 훨씬 지나도록 관심을 받지 못하고 내팽겨져 있던 일제강점기의 한국철학자료들이 재조명 된 것이다.

 

 총 13권인 총서는 ▲1920~40년대 신문․잡지에 수록된 철학관련 기사자료집(10권) ▲ 2007~2008년에 발간된 연구논문집(2권) ▲한국철학자 주요인물 해설 및 부록(1권)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제1권~제2권은 <동아일보> 수록자료, 제3권~제4권은 <조선일보> 수록자료, 제5권은 <조선중앙일보> 등 기타신문 수록자료, 제6권~10권은 <개벽><신동아><삼천리><조광> 등 37종의 잡지에 수록된 자료를 싣고 있다. 부록에는 일제강점기 신문ㆍ잡지 철학관련 기사총목록이 정리되어 있다.
 

 이는 그동안 묻혀있었던 일제강점기 한국철학자료들을 발굴ㆍ정리해 냄으로써 한국철학사의 단절을 극복하는 가장 기초적인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으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아울러 서양철학을 본격 수용하고 국내에 소개했던 이관용, 한치진, 김두헌, 김정설, 신남철, 안호상 등 수십 명의 일제강점기 한국철학자들을 재발견해내고,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이들의 철학관련 기사들을 찾아내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한글텍스트로 변환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서양철학박사 1호’이자 한국 최초의 철학전문잡지 <철학>의 창간멤버인 이관용(1894-1933)이 동아일보 기자로 활동하면서 ‘조선학’ 정립을 주장하는 등 언론을 통해 펼쳤던 독립운동의 흔적들이 온전히 복원되고 재조명된 점 등은 일제강점기 지식인에 대한 재평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최재목 영남대 한국근대사상연구단장은 “철학은 현실을 딛고 서 있을 때 가치를 지니며 더욱 풍부해질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한국철학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고민의 산물이었으며, 높은 수준이었음을 이번 연구과정에서 재확인할 수 있었죠. 총서를 토대로, 관심 있는 연구자들이 일제강점기의 자생적 한국철학사상 형성의 풍경과 지형도, 그리고 언설공간에서 다루어진 다양한 철학적 담론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하고 연구한다면, 한국철학사 뿐만 아니라 한국근대사도 더욱 풍요로워질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구단은 앞으로 일제강점기 한국철학의 지형과 면모를 완전히 밝혀내기 위해 총서를 보다 심층적, 세부적으로 연구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구단은 ▲미래 인문학의 기반 조성과 단절된 20세기 한국철학사 복원 ▲철학의 대중화 ▲한국적 인문학 확립 ▲DB 활용을 통한 다양한 문화콘텐츠 개발 등 폭넓은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