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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 News Room

회갑잔치 대신 장애입은 제자에게 휠체어 선물한 스승 N

No.1962090

“장애 딛고 선 제자 보는 게 가장 값진 회갑선물…”

특수체육교육과 박기용 교수, 장애 입은 제자 위해 회갑잔치 비용 내놔

교통사고로 1급 장애 얻은 신근섭 씨, 전동휠체어 선물 받아

[2012-11-22]

 

 “학생들에게 항상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허물고, 봉사하고 희생하라’고 가르쳐온 사람으로서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입은 제자를 어찌 모른 척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가르칠 자격이 없는 것이지요.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년 뒤 장애를 딛고 당당하게 사회에 진출해 제몫을 다하는 제자를 보는 것이 제게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선물입니다.”

 

 사범대학 특수체육교육과 박기용 교수(60)는 최근 800만 원 상당의 기립형 전동휠체어를 장애로 불편을 겪고 있는 제자에게 선물했다. 자신의 회갑잔치 비용을 기꺼이 제자를 위해 내놓은 것이다. 같은 과 김한철 교수와 동창회에서도 박 교수의 뜻에 마음을 보탰다.

 

 스승으로부터 값진 선물 받은 이는 3학년에 재학 중인 신근섭(28)씨. 2008년 제대 후 3학년에 복학하려던 바로 그날 불의의 교통사고로 어깨 아래 전신이 마비되는 1급 장애를 입은 그는 4년간 병원 신세를 지다가 올해 3월에야 복학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대학생활에 열심인 그는 지난학기 평점 4.0점(4.5점 만점)을 넘기며 학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장애를 입기 전보다 지금이 더욱 긍정적이 됐다는 그는 이 모든 것이 박 교수 덕분이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갑작스러운 사고에 제 미래를 빼앗겼다고 생각했습니다. 장애인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특수체육 지도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대학에 왔는데, 정작 장애인이 되고 보니 절망밖에 남지 않더군요. 그런데 교수님께서 제게 새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장애인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니, 더욱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말입니다. 4년이라는 긴 투병생활 끝에 복학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거죠.”

 

 그에게는 또 고마운 이들이 있다. 같은 과 후배인 유승우(23, 3년)씨와 배성준(22, 2년)씨가 학교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항상 그의 곁을 지키며 기꺼이 그의 손발이 되어 준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들은 “장애를 핑계대지 않고 항상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열심히 하는 형을 보면서 더 많은 것을 깨닫고 배웁니다”라며 그에게 감사했다.

 

 이처럼 서로 돕고 의지하며 힘이 되어주고 있는 제자들을 보며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하다는 박 교수는 “비장애인보다 더욱 강한 의지력과 더욱 긍정적인 자세로 생활하고 있는 근섭이와 그의 곁에서 묵묵히 할 일을 찾아서 하고 있는 승우와 성준이 덕분에 다른 학우들도 더욱 분발하고 있답니다.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정말 감사할 일이지요”라면서 흐뭇해했다.

신근섭 씨가 박기용 교수, 배성준, 유승우 씨(뒷줄 왼쪽부터)와

캠퍼스에서 다정하게 포즈를 취했다.